서울대 의대 졸업한 김민영이란 분이 쓴..
이걸 판타지라 해야할지 스릴러라 해야 할지 애매한 소설이다.
밤에 잠자기 전 수면용으로 읽던 이 책을 한 번 붙잡으니
오히려 잠이 달아나고 심장이 뛰면서 누웠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
정독하게 만든 뛰어난 스토리의 치밀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.
국내작가 소설이라기에 솔직히 한 수 아래로 보고 읽기 시작했던 점 깊이 사죄한다.
80년대에 초중학교 시절을 보낸 분들이라면 다들 동감하실 듯한
국산품의 못미더움이란 버릇에서 기인한 것이라 생각해주셨으면
하는 작은 변명을 해본다. ㅋㅋ
중학생때 거의 모든학생들이 사용하던 제도샤프를 예로 한 번 들어볼까..
한 반에 60여명이 빼곡하게 들어차 앉아 볼펜하나 책상에서 떨어지면
그걸 줍기위해 앞자리 친구에게 양해를 구하면 그친구가 의자를
가슴팍에 닿일정도로 땡겨줘야 겨우 힘들게 주을 수 있을 정도로 공간확보가
안되던 그 교실의 그 제도 샤프..
땅에 떨어지면 샤프심나오는 앞부분이 휘어져버려 바로잡니라 한참 씨름해야하는 그 샤프가
실은 일본제품을 도용한것이고 일본제품은 절대 그럴 일이 없다는걸 알고는
일본제품에 환상을 가지기 시작했다.
정확히 말하면 국산제품의 실망이 일본에 대한 환상으로 옮아간 것이겠지만..
제도샤프로 시작한게 워크맨으로 번져갈때 즈음엔
난 일본인으로 태어나지 못한 걸 일생의 한으로 여길 정도였었다.
하지만 이 소설만은 나의 그런 생각을 조롱할 수 있는 작품이라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.
주인공 이원철이 나랑 어쩜 그리도 똑같은지.. 하면서 싱크로 100%로 몰입하면서
시간가는줄 모르고 즐겁게 읽었다.